진해 대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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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주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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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담원(雪潭院)


기림사 골짜기의 한자락 밭뙤기를 얻어 지은 일간 토옥을 설담원이라 이름 지었다. 설담원(雪潭院)은 우리말로 눈  덮인 연못이란 뜻이다.


눈에 덮인 연못은 잠든 겨울의 하얀 정지 상태를 말한다.
표면에는 아무 생명도 없는 순백의 잠자는 호수다.눈 덮인 호수는 하얗게 멈춰진 죽은 호수로 보이지만 사실은 얼음 아래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봄을 열심히 만들고 있는 곳이다.
내 가슴도 그렇게 늘 들 나지 않는 생명력이 끊임없이 내일을 준비하는 눈에 덮인 호수 같은 숨겨진 약동처이고자한다.

우리 강산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명체를 뉘라서 다 알겠는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 몫을 다하는 수많은 존재들이 있을 것이다. 육지에서 바다에서 산에서 강에서 제 각각의 역할로 몫을 다해 저마다 가치를 지켜갈 것이다. 그 중에 더러는 숨은 듯 들나지 않게 존재하는 생명들도 한없이 많을 것이니. 들나지 않는다 하여 그들을 결코 없는 존재로 여길 수는 없다. 
 나 그렇듯 숨은 듯 없는 듯 살아가길 원하는 사람이다. 존재감이 없는 존재, 아무에게도 뚜렷이 기억에 남지 않는 존재, 육신이 사라진 뒤에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존재로 살다 가고 싶다. 다만 소리 없이 썩어지는 거름이 땅을 거름지게 하여 뭇 생명에게 영양소를 제공하듯이, 나 또한 그러하고 싶다.내가 설담이란 호를 사랑하여 토옥의 현판을 그렇게 쓴 것도 내 나머지 삶이 그러히 이어지기를 바라서이다. 영하 43도의 차디찬 어름 속에서도 죽지 않고 사는 생명체가 있단다.  흙 한줌 살 붙어 있지 않은 마른 바위틈에서도 질기게 뿌리박아 살아가는 키 작고 껍질 오래 된 나무도 있다.

생명이란 그렇게 소중한 것인가? 결코 함부로  버려선 안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의정부 성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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